독서 후, 저만의 생각을 글로 남기는 작업입니다. 때때로 글의 주제나 결말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편견의 유리]
읽게되면 비슷한 어딘가가 떠오르는 청파동 골목 모퉁이. 장사가 잘 되진 않지만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편의점이 있다.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희노애락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김호연 작가는 이전 작품 [망원동 브라더스]처럼 지역이 주는 공감각을 통해 생생한 소설을 써 내려간다.
교사 은퇴 후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염 여사, 어느 날 잃어버린 지갑을 자신의 것처럼 지켜준 서울역 노숙자 독고를 만나며 염여사의 인생 그리고 이 편의점과 얽힌 인물들의 삶에 대해 생동감있게 서술되어 있다. 어쩌면 편의점이 조금 더 편할지 모를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참참참 세트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염여사의 마지막 무대인 편의점을 팔고 싶어 하는 아들 민식, 독고의 뒤를 캐고 있는 곽 까지. 자신의 편견과 시선으로, 자신의 문제를 안은체 독고를 바라보는 그들. 그 과정에서의 오해, 반전과 공감. 별로 특별 할 것 없지만 매우 특별한 그곳 편의점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편견과 마주하는 작품이다.
불편하게 생각했던 무언가가 뜻하지 않은 공감으로 나타날 때,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독고가 툭-하고 던져낸 무게있는 말 한마디에 우리는 다시금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서로 서로 구원받고 영감을 주는 존재들인 것이다.
결국엔 따뜻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선입견과 마주할 때]
- 서울에 방문할 때 마다, 서울역에 들어서면 항상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서울역은 삶의 축소판이다'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또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설레임을 가득 품은 사람들과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우리는 그들그들의 행색을 보고 두려움을 갖기도 불편함을 갖기도 한다.
- 우리는 타인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또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보여지는 모습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이 꼭 어리석은 행동이라곤 할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알려하지 않기 보다는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편한 사실을 마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공존하기도 한다.
- 그 불편함이 우리의 삶에 가장 맞 닿은 편의점에서 드러난다. 독고씨는 염여사님의 지갑을 지켜준 호의로 염여사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얻어먹다 결국 취업에까지 성공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두가 그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지금의 행색과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감정이 생겨날 뿐이다. 하지만 드러내진 않는다. 선입견을 가진 편협한 사람으론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우리의 관계는 결국 [선입견]에서 시작한다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꼬집고 있는 작품이다. 자신의 지갑을 지켜준 독고씨에게 보답하고자 시작한 염여사의 선의에서 이 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느껴졌다. 그가 어떤 모습이던 그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것에 집중했던 염여사. 우리는 가끔 호의를 받게 되면 배려가 아닌 당연한 것이라 여길때도 있고, 선입견이 그런 호의를 잠식시켜 버릴때도 있으니 말이다.
- 한편 그 선입견은 타인이 아니라 나를 향할때도 있다. 독고는 기억을 잃었지만 노숙자로 생계를 이어가며 어떠한 노력을 하진 못했다. 스스로의 선입견에 묶여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한계를 내가 설정하며 더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말이다. 요즘따라 스스로를 너무 낮게만 판단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세상 또한 내가 살아 갈 수 있는 곳인데도 말이다. 그렇기에 독고도 자신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 나의 삶이지만, 결국은 많은 관계에 영향을 받고 살아 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맞지만 여러 조연들을 통해 주연이 조금 더 빛날 수 있다는 점을 한번 더 인지할 수 있게 된 책이다. 관계에서, 타인을 대할 때 한번 더 신중을 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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