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 저만의 생각을 글로 남기는 작업입니다. 때때로 글의 주제나 결말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살아가고 있다면, 공감!]
저자들은 각자의 삶을 살다가 한 집에서 함께 살기로 결심한 후 살림을 합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에디터와 작가답게 글로 남겼다. 결혼하지 않고도, 그렇다고 혼자 고립되지 않고도 다양한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음을 저자들이 보여주고 있다. 출간 당시에 '조립식 가족의 탄생'이라는 슬로건으로 새로운 가족의 형태로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2030 비혼 여성뿐만 아니라 기혼자들에게도 큰 공감을 얻기도 하였다. 유쾌하고 재치 넘치며 때론 따가운 통찰력까지 담긴 글들을 함께 살기로 선택한 삶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 갈등과 화해, 그리고 무엇보다 성별을 떠나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
가족 :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루어진다. 라고 국어사전에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두 작가는 동성커플도 아니니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실제 자매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친밀한 친구 사이일 뿐. 하지만, 새로운 가족이 되어 생활은 물론 서로가 아플 때 기꺼이 보호자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을때 글이 너무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어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새로운 가족이 되는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두 작가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가족들과 함께 살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둘째 언니와 둘이서만 지낸 기간이 있다. 내가 취업을 했던 24살이 되던 해에 강제 독립을 당해 부모님의 곁을 벗어나 언니와 둘이서 내가 해외로 가던 2018년까지 약 4년간을 함께 살았다. 아무래도 가족이다 보니 서로 이해할 거란 착각을 많이 하기도 했고 내가 언니를 이겨먹으려는 못된 성격이기 때문에 많이도 싸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친언니랑도 피 터지게 싸웠는데 과연 친구랑 산다고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물론 작가님들도 쉬워 보이진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해안을 가지고 조율해 나가는 과정을 보고 누군가와 살을 부대끼고 산 다는 것은 곧 '성장'이구나 싶었다. 집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단순히 씻고 잠을 자는 단계를 넘어 나의 인생과 취향, 가치관을 공유하는 일이기에 맞춤이 없다면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나저나 작가님들은 처음 봤을 때부터 취향이 잘 맞아 들어갔다니. 나도 이런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운 눈으로 글을 읽게 되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한 이해]
최근,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누군가를 나의 시선이 아닌 그 사람의 가치로 이해하게 되는 것' 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가수 이승기는 그래서 자신은, 자신의 어머니를 어머니가 아닌 한 명의 여자로 이해하기로 했다고 했다. '어머니'라는 것은 관계에서 발생한 단어이다. 누군가를 낳았고 길렀기에 어머니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어머니' 이기에 나를 온전히 받아주고 이해해야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어머니'가 '어머니'이기 이전에 자신만의 가치관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인정을 하게 된다면 나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도 이해가 될 것이다.
우리 집은 딸이 세명이다. 큰언니는 결혼을 하여 딸 2명을 낳아 기르고 있다. 둘째 언니와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와 사소한 일들로 갈등을 일으킨다. 살림이나 요리에 서툴고 체력이 약한 둘째 언니가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식사를 거르진 않는지가 어머니의 가장 큰 관심사인데 사실 둘째 언니는 회사나 주변에서 챙겨주는 분들이 많아 괜찮은데도 어릴 적 크게 아팠던 전력이 있어 어머니의 걱정은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둘째 언니는 어머니의 관심이나 걱정은 아주 감사하지만, 스스로 잘하고 있으니 조금 믿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 일로 빗대어 보면 어머니는 어머니가 되기 전부터 장녀로, 모든 동생들이 식사를 책임져왔다. 어릴 적 할머니를 대신해 집안일 와 식사 담당을 했던 어머니는 누군가가 식사를 거를까 굉장한 관심을 둔다. 어머니의 인생과 삶을 생각해보면 우리를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을 것이다. 둘째 언니는 체력은 약하지만 그렇다고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밥을 거르는 성향은 아니다. 배가 고프면 요리가 아니라 배달을 시켜서라도 끼니를 거르는 사람은 아니다. 이는 어머니가 모르는 부분이기도 하다. 엄마와 딸이 아니라 각자의 성향을 이해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 자매들은 이러한 사소한 일들로 한 번씩 어머니와 다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큰언니는 '너네는 아직 자식이 없어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 못한다'라고 한다. 그마저도 나는 가치관의 차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인과의 맞추어 가는 생활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님들의 유쾌한 글을 읽으며 나도 재미있게 나만의 취향안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우리, 재미있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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